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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후기, 원작 팬으로 바라본 시점

코코엄마 2025. 7. 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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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2025년 7월 개봉했다.
원작은 탄탄한 세계관과 치밀한 설정, 복잡한 인물 간의 관계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원작 팬 입장에서 말하자면 ‘다른 작품’에 가깝다.

■ 줄거리 요약

회사원 김독자는 수년간 연재된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을 유일하게 완독한 인물이다.
어느 날, 그가 읽던 소설이 현실로 바뀐다. 갑작스레 등장한 ‘도깨비’의 안내와 함께 세상은 멸망하고, 사람들은 시나리오라는 생존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 세계의 결말을 알고 있는 김독자는, 정보를 무기로 퀘스트를 하나씩 클리어하며 직접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인물로 변모한다.
게임처럼 진행되는 구조와 생존을 위한 선택들이 이어지며 영화는 빠르게 전개된다.


■ 유중혁의 고독함은 가장 인상 깊었다

영화 속 또 다른 중요한 인물은 원작의 주인공이자 전설적인 회귀자인 유중혁이다.
세상의 멸망을 수차례 반복 경험한 인물로, 강력하고 과묵한 캐릭터다.

다만 영화에서는 그의 배경이나 회귀의 의미가 거의 설명되지 않아, 왜 그렇게 고독한지, 왜 혼자 싸우는지에 대한 맥락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혼자였고, 아무 말 없이 앞서 싸우는 모습만으로도 비극적인 인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 김독자의 성장 스토리는 축약된 채로 흐른다

영화는 김독자의 독특한 위치를 흥미롭게 설정했지만, 그의 내면 변화나 갈등은 깊게 다뤄지지 않는다.

정보를 바탕으로 유리하게 상황을 이끄는 점은 분명 흥미롭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어떤 감정이 따르는지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원작에서는 독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통제하는 ‘냉철한 외부자’에 가까웠다면, 영화에서는 그저 앞을 예측할 수 있는 주인공 정도로 그려진다.



■ 인물 간 관계 묘사는 얕고 빠르다

함께 시나리오를 수행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영화에서는 깊게 다뤄지지 않는다.
누가 왜 등장하고, 어떤 감정을 가지고 협력하거나 충돌하는지는 간결하게 처리되며, 감정선이 충분히 쌓이기도 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런 점은 세계관 이해를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관객이 인물에 감정 이입할 여지를 줄인다.



■ 세계관 설명은 극도로 부족하다

시나리오 시스템, 도깨비의 정체, 스폰서 개념 등은 설정상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설명은 거의 없다. 장르물에 익숙하지 않다면 초반 30분 동안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따라가라’는 식의 연출은, 원작 팬에게는 무성의하게 느껴지고,
초심자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 쿠키 영상은 엔딩 직후 등장

엔딩 크레딧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쿠키 영상이 등장한다.
후속편 제작을 암시하는 장면이지만, 이 완성도 그대로라면 과연 몇 편을 더 끌고 갈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 한줄평

원작을 본 사람이, 원작 고증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완전한 별개의 작품으로서 감상하면 볼 만한 작품.
원작을 안 본 관객들이 세계관의 설정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설명이 불친절한 느낌이 든다.
장르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원작을 생각하며 영화를 본다면, 관람 시간 내내 불편함과 이질감을 견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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