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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맛집 등)

미키17 후기 및 감상평

by 코코엄마 202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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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 봉준호가 던지는 SF적 질문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은 단순한 우주 개척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 그리고 자본주의적 시스템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소모되는지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에드워드 애슈턴의 원작 소설 『미키 7』’을 기반으로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특유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원작이 하드 SF에 가까운 모험담이라면, 영화는 철학적인 질문과 사회적 풍자를 중심에 둔다.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 등 강력한 캐스팅이 더해지며, 봉준호 특유의 인간적인 유머와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SF 영화가 탄생했다. 전반적으로 옥자와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줄거리 – 복제된 나는 여전히 같은 존재인가?


미래,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익스펜더블(Expendable, 소모품 인간)’을 활용한다. 주인공 ‘미키 17(로버트 패틴슨)’은 극도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죽으면 기억을 복제해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미키 17이 완전히 사망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복제체 미키 18이 태어난다. 두 개의 동일한 개체가 존재하게 되면서 미키 17은 시스템 속 오류가 되어버린다. 우주 개척선 ‘드라카’의 지도자인 마샬(마크 러팔로)과 그의 아내 일파(토니 콜레트)는 이 문제를 은폐하려 하지만, 미키는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고 생존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행성 니플하임에 사는 크리퍼라는 생명체가 등장하며 새로운 갈등이 더해진다. 기존의 SF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 설정이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를 영화의 주요 서사와 조화롭게 엮어냈다. 단순한 괴물이나 적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그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존재로 그려지면서 이야기의 층을 더욱 깊게 만든다.

봉준호의 SF – 노동, 착취, 그리고 계급


봉준호 감독은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설국열차에서 기차를 계급사회로 형상화했던 것처럼, 미키 17에서는 ‘복제 인간’을 통해 현대 노동 시스템과 착취 구조를 비판한다. 미키 17은 반복해서 죽고 다시 태어난다. 그는 위험한 노동을 수행하며,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노동자를 교체하는 현대 사회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원작과 달리 2054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적 배경을 설정했다. 먼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근미래적 설정이 특징이다.


영화에서 마샬과 일파 부부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이들은 권력을 남용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독재자의 위선적인 면모를 풍자하는 역할을 한다.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 17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연기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익스펜더블로 시작하지만, 점점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고 시스템에 맞서게 된다. 특히 그의 목소리 연기는 인상적이다. 감정이 극대화되는 장면에서는 목소리만으로도 미키의 혼란과 절박함을 전달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스티븐 연이 연기한 티모는 원작의 ‘베르토’ 캐릭터를 변형한 인물이다. 원작에서는 미키와 대립각을 세웠다면, 영화에서는 현실적인 조력자로 변화했다. 마크 러팔로와 토니 콜레트의 독재자 부부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극대화한다.


이 영화는 원작 미키 7을 기반으로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다. 원작에서는 미키 7과 8 사이의 갈등이 중심이었지만, 영화는 미키 17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강조하며 그의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그린다. 마샬과 일파 부부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이들은 영화에서 권력과 위선을 풍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일파의 ‘소스 집착’ 장면은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부각한다.


원작에서는 미키가 스포츠 도박으로 빚을 졌다면, 영화에서는 마카롱 가게를 운영하다 망한 자영업자로 설정되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청년층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봉준호식 해석이다. 원작에서는 시간이 명확하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2054년이라는 구체적인 근미래를 설정했다. 이는 AI와 자동화 시대 속에서 인간 노동이 어떻게 소모품화되는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봉준호의 SF, 그리고 철학적 질문


미키 17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다. 복제 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노동의 가치, 인간의 정체성, 그리고 권력의 위선을 탐구한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와 풍자가 곳곳에 녹아 있으며, SF적 상상력과 사회적 메시지가 조화롭게 결합된 작품이다. 원작과 비교해 달라진 점들도 흥미롭지만, 영화만의 독창적인 해석이 돋보인다. 설국열차의 계급적 은유, 옥자의 생명과 윤리에 대한 질문이 다시 한번 봉준호의 스타일로 재구성된 느낌이다.

“나는 죽어도 여전히 나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면, 미키 17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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