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에스컬레이터를 걸어가면 왜 이상한 느낌이 들까?

지하철이나 백화점에서 흔히 보는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멈춘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간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멈춘 에스컬레이터를 걸어가면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현기증이 나거나 걸음걸이가 어색해지곤 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현상입니다. 이

느낌이 싫어서 에스컬레이터가 작동을 중단한 것을 확인하자마자 일반 계단으로 옮겨 가기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현상은 우리 뇌가 착각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평소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에스컬레이터는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있어도 뇌는 무의식적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인다고 생각해서 균형을 잡기 위해 몸을 앞으로 기울입니다. 이런 이유로 멈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평소보다 걸음을 빨리 내딛게 되고, 어지럼증을 동반한 일시적인 균형 감각 상실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논문이 있습니다. 실험에서 14명의 피실험자가 고정된 평행판 위를 걸은 다음 초속 12미터 속도로 움직이는 평행판 위를 20회 걸은 뒤, 다시 멈춘 평행판 위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다리의 근육 활동량이 증가한다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상태임에도 우리 몸이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일 때처럼 반응했다는 것으로,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의 원인이 증명된 셈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배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육지에 발을 딛는 사람도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현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하려는 우리 신체가 참으로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