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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가을에 낙엽이 지는 이유

by 코코엄마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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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  추위 때문에 나뭇잎을 떨구는 게 아닙니다. 나뭇잎과 수액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들어 있는 물은 그냥 순수한 물이 아니라 당이 농축되어 있는 용액이기 때문에 섭씨 0도보다 온도가 내려가야 얼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추위는 식물의 생장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수분은 다릅니다. 겨울이 되면 땅이 군데군데 얼어붙기 때문에 물 흡수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 잎이 많은 나무, 특히 활엽수는 매 순간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합니다. 나무가 흡수한 물은 극히 일부분만 광합성의 과정에서 포도당과 다른 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대부분의 물은 잎을 통해 하루 400리터씩 공기 중으로 증발합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물을 증발시켜야만 나무가 뿌리에서 십 수 미터 위로 물을 끌어올릴 만한 흡수력이 생깁니다. 말하자면 이 '증산작용'은 아래에서 위로 물을 빨아올리는 펌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나무의 껍질 안쪽의 미세한 수관에 차 있는 물줄기는 하시도 끊어지거나 빈 곳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수관이 상하거나 일시적으로라도 그 안이 비게 되면 나무는 다시 그것을 회복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물이 닿지 않는 부분은 영영 메말라버립니다.

 

따라서 잎의 증산작용 또한 잠시도 멈추지 않습니다. 때문에 나무는 물이 적은 겨울이 오기 전에 잎을 떨어뜨리고 새봄에 새 잎을 틔웁니다. 그전에 귀한 물질을 모두 미리 빼놓는 것입니다. 특히 마그네슘 성분이 많은 엽록체가 잎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가을에 잎이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물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색이 바랜 잎에 남아 있는 것은 언제든 광합성으로 비교적 쉽게 재생산할 수 있는 물질들입니다.

 

침엽수에서는 사정이 약간 다릅니다. 가느다란 침처럼 생긴 잎은 활엽수보다 훨씬 작고 증산작용도 약하게 일어납니다. 게다가 잎 표면에 왁스 같은 층이 둘러져 있어 수분이 발산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침엽수의 잎에서는 광합성 화학작용이 그리 활발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모자라는 부분은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기 때문에 보충이 가능합니다.

 

결국 침엽수가 생존하기에 어떤 곳이 나을지, 또 활엽수가 살기에 어떤 곳이 적당 할지에 따라 분포하는 나무 종류가 달라집니다. 햇빛이 풍부하고 여름에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지역은, 비록 겨울에 잎이 없어서 광합성을 하지 못해도 이듬해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그 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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